\"의료는 산업이 아닙니다. 의료개방 말도 안됩니다.\"
○ 의료도 산업이다?
- 그럼, 당신의 건강은 상품이 되어야 한다.
(1) 작금의 의료서비스의 문제점이 영리추구가 부족한 것이 문제인가?
- 현재, 국민들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잘생각해보면 그 문제점들이란 주로 불친절한 의료진, 과도하게 높은 수가, 건강보험의 낮은 보장성, 지방에서의 낙후된 의료접근성 등이 될 것이고 이러한 것들은 공공의료의 부족함, 사회보장제도의 열악함, 의료기관의 과도한 영리추구 때문이지, 병원의 경영합리화가 부족해서 영리법인을 허용함으로써 더욱 영리를 추구해야 해결될 성질의 문제들은 결코 아니다.
- 이미 의료가 상업화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영리법인을 허용해서 대기업이 병원사업에 뛰어들고 자본을 모아 주식회사의 형태로 병원이 설립된다면 지금도 과도한 의료기관간의 경쟁은 지금보다도 몇 배 더 치열한 경쟁으로 이어질 것이며 공급이 수요를 창출하는 의료의 특성상 과잉 공급과 경쟁의 격화로 오히려 보건의료비용이 커질 것이다.
- 그리고 이러한 의료비용의 상승은 특히나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필수의료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고급진료 중심의 의료서비스가 급성장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전체적인 비용증가와 더불어 의료서비스의 질에 있어서 불균등성이 심화되고, 소득계층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 영리병원이 허용되고 민간보험이 활성화된 미국은 전세계 의료비의 절반을 넘는 엄청난 규모의 의료비를 소모하고 있지만, 영아 사망률은 우리나라보다도 높으며 엄청난 민간의료보험료는 고용확대의 장애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영리병원의 환자 사망률이 비영리병원의 환자사망률보다 의미있게 높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되었으며 의료기관의 영리법인화가 의료서비스의 질상승과 별 관계가 없다는 것은 미국의 의료제도가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2) 공공의료 확충은 의료 사회주의가 아니며 선진 자본주의국가에서 시행하고 있는 정책이다.
- 공공의료 확충이라는 구호가 무슨 의료 사회주의를 하자는 것이 아니다. 공공의료 확충은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선진 자본주의 국가에서 당연한 국가 복지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
- 스웨덴은 공공의료기관의 비율이 90%이상이고, 영국은 일부를 제외하고 의료 및 치과서비스가 거의 무료이다. 싱가폴은 공공의료에 국가지원이 우리나라의 60배이고, 보건의료예산도 11배 이상이며 일본에서는 이미 공공성이 있는 의료에 영리법인도입 논의를 불가하다고 결론지었고, 호주는 세계화의 대세 속에서도 오히려 정부의 규제와 의료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책을 쓰고 있다. 가까운 대만만 해도 의료보험의 보장성 확대 등 의료공공성 강화에 더욱 치중하여 국민들의 의료만족도가 매우 높다.
- 의료가 산업이라고 주장한다면, 당신의 건강은 상품이 되어야 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을 바라는가? 의료의 문제점 해결은 산업화와 경영합리화와 영리법인화로 해결될 것이 아니라 공공성 회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의료의 산업화와 영리법인화로 이득을 보는 것은 병원사업으로 큰 돈을 벌어보려는 해외자본이나 병원자본뿐이다.
○ 시장개방은 전세계대세, 자국의 의료체계는 보호하는 것이 대세입니다
-시장개방은 전세계적 대세다?
(1) 시장개방이 전세계적 대세인 것은 맞다. 그러나 의료개방이 전세계적 대세는 아니다!!
- 1995년 출범한 WTO체제를 근간으로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급속도로 시장개방이 진행되고 있다. 시장개방의 장단점과 옳고 그름을 논하기에 앞서 이것이 대세라는 점에서는 일단 대부분의 사람들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러나 시장개방을 지상과제로 하고 있는 WTO에서도 의료와 교육 등은 국민의 기본 생존권과 복지에 해당한다고 보고, 다양한 예외를 인정하고 해당 국가의 판단에 따라 무리한 시장개방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 전 세계적으로 의료개방을 정책적으로 추진했거나 추진하고 있는 나라는 겨우 중국이나 칠레 정도이다. 중국은 인구에 비해 의료공급이 양적으로 부족할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낙후된 상황이어서 거의 아무런 의료체계가 없기 때문에 의료공급의 절대적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외국 자본의 투자를 유치하고 있는 상황이며, 칠레는 의료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도입했다가 기존의 의료체계마저 거의 붕괴되었다.
(2) 정부는 의료개방의 모범인 양 허브병원의 모델로 싱가포르와 중국을 들었다.
- 그러나 싱가포르의 경우 해외 환자유치는 외국병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국내병원이 하고 있으며 해외환자는 대부분이 동일한 말레이시아 언어를 쓰고 있는 인접국인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환자들이다.
- 중국은 이미 병상이 과잉인 우리나라와는 전혀 사정이 다르다. 도시인구의 60%, 농촌인구의 9.6%(아시아 개발은행, 2002)만 의료보험에 들어 있고 병상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외국병원을 들여와서라도 국내 환자들의 의료수요를 충족시켜야 할 형편인 것이다.
- 차라리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국내의료의 국제화를 위해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관광과 의료를 패키지화하여 해외환자를 유치하거나(예 : 성형, 피부, 보철, 척추수술 등), 싱가폴의 샴쌍둥이 분리수술처럼 국가적인 마케팅을 통해 국내의학의 성과를 국가홍보브랜드로 활용하는 방안도 있다. (예 : 줄기세포연구, 한의학)
- 한 칠레 FTA가 체결되면 농업이 타격을 받더라도 공산품의 수출로 결국엔 큰 이득을 볼 것처럼 정부는 선전했지만, FTA체결이후 대칠레 무역적자폭은 갈수록 커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적절한 수요와 공급에 대한 분석, 그리고 향후 미칠 영향에 대한 과학적인 분석 없는 무책임한 시장개방은 결국 국민들의 경제와 삶을 파탄내고 말 것이다. 시장개방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다.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고, 더구나 우리에게 강요하고 있는 것도 아닌데 누구를 위해 의료개방을 진행하자는 것인가? 시장개방은 대세가 맞다. 허나 의료개방은 결단코 대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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