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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나는 왜 머리를 밀어야 만 했는가?
작성자 박현주 작성일 2007-01-22 조회 660
내가 선택하여 살고 있는 이 고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기막힌 사건에 숨이 막힌다. 피할 수 만 있다면 도망치고 싶다. 머리를 빡빡 밀어버린 이 마당에서 조차 어딘가에 숨고 싶다. 몇 달 지내고 나오면 잠잠해져 있을까? 시간이 지나면 잊혀질 일이라면 그러고 싶다. 공원명칭 변경이라는 이 괴물과의 만남이 벌써 두 달이 되었다. 군청게시판에서 처음 공원 명칭 변경을 위한 설문조사 실시 예정이라는 글을 읽었을 때 그저 이상하네. 그 좋은 이름을 두고 무슨 공원 이름을 새로 짓나. 새천년 생명의 숲이잖아. 무심코 지나쳐버린 이 공원 명칭 문제가 이렇게 나에게 시련을 주는 큰 문제로 다가올 줄 몰랐다. 군정 질문 당시에도 설마 했었는데 어느 날 집으로 설문지가 배달되더니 1364명중에 302명의 찬성을 다수 군민의 뜻이라고 공원 명칭을 바꾸겠다고 한다. 1인 시위를 시작하고, 연일 기자들이 몰려와 취재를 하고, 반대 서명을 받고 천막 농성을 시작했다. 군수님은 계속 기자들의 인터뷰 마다 다수 군민의 뜻이므로 강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내게 강도 높은 물음이 던져졌다. 왜 반대를 하고 있느냐 라고, 답은 명확하다. 이 일은 단순히 공원 명칭을 일해공원으로 변경하는 차원의 일이 아니다. 일해는 전두환대통령의 호이고, 전 전 대통령은 이미 실정법이 심판한 죄인이고, 역사 앞에 용서 받을 수 없는 중죄인이다. 80년 5월의 광주는 사태나 폭도가 아니다. 5월 민주화 항쟁으로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 모두는 배우고 있다. 세월이 제 아무리 흐른다 해도 그에 대한 평가는 달라 질 수 없다. 전두환 공원으로의 명칭 변경을 저지하는 이 일은 청산되지 않은 5공 독재 세력과의 싸움이고,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문제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조금이라도 과거에 대한 사죄의 마음이 있다면 이 말도 안 되는 일을 멈추어 주기를 기대하며 연희동을 찾았다. 연희동을 가기 전날 남편에게 삭발을 할 것이라고 말을 했더니 당신이 꼭 그런 방법까지 써야 하냐고, 그건 당신답지 않다고, 다시 생각해보라고 한다. 화가 나서 등을 돌린 채 잠자고 있는 남편의 등을 보며 절규한다. 대화와 타협 그리고 상생의 원칙을 가지고 늘 합리적인 선택을 해왔지. 그게 내 방식의 삶이었는데... 어쩌란 말이냐? 꼭꼭 묻어둔 찐득한 서러움이 터져 나온다. 말이 안통하는데... 대화가 안되는데... 상식이 통하지 않는데... 눈물만 흐른다. 설문 조사를 앞세워 다수 군민의 뜻이라고 밀어 붙이고 있는 전두환 공원 명칭 변경은 불의이다. 옳지 않으므로 타협 할 수 없다. 전두환 전 대통령 본인이 고사하더라도 끝까지 강행하겠다는 폭앞에 맞서서 어떻게 그 폭력을 막아 낼 수 있단 말인가? 꼭 그래야 하냐는 물음에 내 깍은 머리가 순박하고 착한 민초들에게 잔잔한 파문이 되기를 바란다. 상식과 양심이 살아있는 전두환 공원을 반대하는 우리 합천 군민들에게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래 그 소리없는 아우성이 함성으로 터져 나오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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